서 론
미국암연합회(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 AJCC)에서 개발한 tumor, node, and metastasis (TNM) 시스템은 암 질환의 병기를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는 기본 시스템이다. 유방암의 제8판 AJCC 병기[1]는 기존에 해부 병기(anatomic stage)에 조직 분화도(histologic grade),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 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 PR) 및 제2 인체상피성장인자 수용체(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HER2)의 생물학적 인자를 포함하는 예후 병기(prognostic stage)가 추가되었다. 또한 T1-2 N0 M0의 E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에서는 Oncotype DX (Genomic Health, Redwood City, USA)의 재발 점수(recurrence score)가 포함되어 좀 더 정확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예후 병기는 151개 항목의 표로 구성되어 매우 복잡하고, T3 N2 M0 조직 분화도 1의 삼중음성유방암과 같은 42개 조합에서는 일치하는 예후 병기가 없는 치명적인 오류를 가지고 있었다.
2017년 11월 9일에 발표된 개정판[2]에서는 이전의 치명적인 오류를 수정하면서, 미국 암 데이터베이스(National Cancer Database)의 분석을 추가하여, 예후 병기를 임상 예후 병기(clinical prognostic stage)와 병리 예후 병기(pathological prognostic stage)로 나누었다. 각각은 동일한 예후를 가지는 5개의 TNM 병기 군으로 나누고, 각 군에서 조직 분화도, HER2, ER, PR의 24개 조합으로 이루어진 총 240개 항목의 표로 구성하였다. 이전에 비하면 체계적으로 구성되었고, 오류는 수정되었으나 여전히 매우 복잡하다. 이에 저자들은 개정된 제8판 유방암 병기 시스템을 설정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론적인 병기 조합과 실제 환자 자료에 적용하여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방 법
프로그램의 개발
윈도우 7 및 10 운영체계를 이용하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Microsoft사의 Excel 2013 및 2016 (Redmond, USA)을 이용하여 개발하였다. 프로그램은 각각 병리 및 생물학적 인자의 입력으로 해부 병기와 임상 예후 병기 및 병리 예후 병기를 계산하는 대화형 프로그램과 기존의 Excel 자료를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는 일괄 처리형 프로그램으로 각각 개발하였다. 대화형 프로그램은 T와 N 병기 입력에 콤보박스를 이용하였고, ER, PR 및 HER2 입력에 라디오버튼을 이용하여 입력 오류를 방지하였다. T1-2 N0, ER 양성 HER2 음성인 경우 Oncotype DX 점수를 입력하도록 하였다.
이론적 조합에서의 병기 계산
상피내암의 병기 0과 전신 전이의 병기 IV를 제외하면 예후 병기는 각각 120개 항목의 표로 구성된 임상 예후 병기와 병리 예후 병기로 나뉘어 있다. 각각의 예후 병기는 5가지의 T병기(T0–T4), 5가지의 N병기(N0–N3 및 N1mi), 3가지의 조직 분화도(G1–3), 각각 2가지의 ER, PR, HER2 (양성, 음성)로 구성되며, 총 5×5×3× 2× 2× 2인 600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 임상적으로 불가능한 T0N0를 포함하는 24개 조합을 제외하고, Oncotype DX가 병리 예후 병기에 영향을 미치는 T1-2 N0, ER 양성 HER2 음성의 12개 조합을 추가하면, 총 588개의 임상 예후 병기 및 병리 예후 병기의 조합이 가능하다. 각각의 조합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해부 병기와 임상 및 병리 예후 병기를 계산하였다.
프로그램의 임상적 적용
개발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국대학교병원에서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의 해부 병기와 임상 및 병리 예후 병기를 계산하여 서로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상피내암의 병기 0과 전신 전이의 병기 IV를 제외하였으며,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에서는 임상 예후 병기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여 병리 예후 병기 계산이 가능하도록 하였다[2]. 본 연구는 단국대학교병원의 의학연구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2018-02-005).
결 과
대화형 및 일괄 처리형 프로그램은 Figure 1 및 2와 같이 각각 xlsm 확장자의 Excel 매크로 파일로 작성되었다. 588개의 이론적 조합 중에서 해부 병기와 임상 및 병리 예후 병기가 모두 일치하는 조합은 240개이었다. 해부 병기와 임상 예후 병기를 비교하였을 때 임상 예후 병기가 더 높은 조합은 81개, 더 낮은 조합은 215개, 같은 조합은 292개이었다. 해부 병기와 병리 예후 병기를 비교하였을 때 병리 예후 병기가 더 높은 조합은 33개, 더 낮은 조합은 256개, 같은 조합은 299개이었다. 임상 예후 병기와 병리 예후 병기를 비교하였을 때 임상 예후 병기가 더 높은 조합은 169개, 더 낮은 조합은 12개, 같은 조합은 407개이었다. 각각의 해부 병기에서 가능한 임상 예후 병기와 병리 예후 병기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았다.
단국대학교병원에서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를 제외한, 해부 병기 1기에서 3기까지 유방암 환자 84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 중에서 Oncotype DX를 시행한 환자는 없었다. 840명의 해부 병기와 임상 및 병리 예후 병기와의 관계를 Table 2와 3에 정리하였다. 전체적으로 해부 병기에 비하여 예후 병기에서 IB 및 IIIB 병기가 증가하였다. 임상 예후 병기가 해부 병기보다 더 높은 경우는 155명(18.5%), 더 낮은 경우는 196명(23.3%), 동일한 경우는 489명(58.2%)이었다. 병리 예후 병기가 해부 병기보다 더 높은 경우는 66명(7.9%), 더 낮은 경우는 254명(30.2%), 동일한 경우는 520명(61.9%)이었다.
Oncotype DX가 병리 예후 병기에 영향을 미치는 T1–2 N0, ER 양성 HER2 음성 환자는 350명(41.7%)이었고, 이들 중 병리 예후 병기가 IA인 경우는 332명(39.5%), IB인 경우는 15명(1.8%), IIA인 경우는 3명(0.4%)이었다. 따라서 Oncotype DX 시행으로 인하여 병리 예후 병기가 IA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었던 IB 및 IIA 병기 환자는 전체 840명 중에서 18명(2.1%)이었다.
고 찰
기존의 유방암 병기는 해부병리적 특성에 기초하였으나, 2017년 발간된 제8판 AJCC 병기 시스템[1]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에 의하여 대규모의 근거 중심의 문헌을 바탕으로 조직 분화도, ER, PR 및 HER2에 따라 맞춤 치료 이후 향상된 유방암 예후를 반영하도록 예후 병기가 추가되었다. 예후 병기는 해부 병기보다 예후를 좀 더 잘 나타내지만, 적절한 항호르몬치료, 항HER2치료 및 항암치료를 전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HER2 양성은 나쁜 예후를 나타내는 인자이지만, 예후 병기에 따르면 동일한 조건에서 HER2 양성의 예후 병기가 HER2 음성의 예후 병기보다 낮아 좋은 예후를 나타내며, 이는 Trastuzumab과 같은 항HER2치료를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AJCC는 2017년 11월 9일에 개정된 제8판 병기 시스템을 홈페이지[2]에 공개하였다. 개정 전에는 42개 조합에서 병기를 찾을 수 없는 치명적 오류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조합이지만 이로 인하여 7%–14%에서는 병기를 찾을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3]. 개정된 병기는 기존의 치명적 오류를 없애고, T2부터 T4에서 N1mi 병기가 N1 병기와 같음을 명확히 기술하여 모든 조합에서 병기 설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새로운 병기를 적용하였을 때 병기가 높아지는 경우가 30% 정도이고 병기가 낮아지는 경우가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3]. 본 연구에서 병기가 높아지는 경우는 임상 예후 병기에서 18.5%, 병리 예후 병기에서 7.9%이었고, 병기가 낮아지는 경우는 임상 예후 병기에서 23.3%, 병리 예후 병기에서 30.2%로 병기가 높아지는 경향보다 낮아지는 경향이 많았다. 이는 ER, PR, HER2와 같은 생물학적 인자로 인하여 병기가 낮아지기 때문이며, 좀 더 공격적인 암이 많은 선행화학요법 환자를 제외하였기 때문으로 추측하였다.
AJCC에서는 수술 후 환자에서 임상 예후 병기보다 병리 예후 병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한 경우에는 병리 예후 병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병리 예후 병기 설정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선행화학요법 환자를 제외하였다.
여러 종류의 다유전자 패널 검사(multi-gene panel test) 중에서 Oncotype DX만이 유일하게 병리 예후 병기 설정에 이용되고 있다. 이는 Oncotype DX, MammaPrint, Endopredict, PAM 50 등이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으나[4], Oncotype DX를 제외하고는 레벨 1의 근거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MammaPrint의 경우 병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에는 MINDACT trial 결과에 따라 병기 설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에서는 Oncotype DX가 필요한 T1–2 N0, ER 양성 HER2 음성 환자 중 병리 예후 병기가 IB, IIA인 환자가 전체의 2.1%이었으며, 이들은 Oncotype DX 결과에 따라 병리 예후 병기가 IA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었다.
개정된 병기 시스템은 기존의 해부 병기보다 예후 예측이 좀 더 정확하게 된 장점이 있지만 병기 시스템을 매우 복잡하게 변화되어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태가 되었다. 이에 AJCC에서는 2017년 12월 말까지 기존의 제7판 병기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권고하였고, 그동안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주었다[5]. 본 연구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Excel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병기를 설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이론적 조합의 병기와 실제 유방암 자료에 적용하였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좀 더 정확한 임상적 예후 예측과 대규모 자료를 이용한 생존 분석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특히 많은 생존 자료들이 Excel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료 분석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며, 개발된 프로그램은 유방암학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하여 개인적 목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공개할 예정이다.